오류동장로교회 출석하는 이명국씨 가족의 올 목표

입력 2010-02-10 09:40


“느슨했던 믿음의 끈 고쳐매고 주변에 선함을 주는 삶 살아야죠”

“매년 초 새해 기도제목을 적고 헌금을 내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올해는 나태해졌어요. 신경도 안 쓰고 지나갔는데 설이 다가오니 신앙생활을 다시 돌이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울 오류동장로교회에 출석하는 이명국(45)씨는 얼마 전 아내 이은경(42)씨로부터 “올해 우리 가정의 신년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당황했다. 이씨는 마음속에 두고 있던 신년목표가 연봉상승이나 진급 등 신앙과는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7일 오류동장로교회에서 만난 이씨 가족은 얼굴에서 행복이 묻어나왔다. 3월이면 중학생이 되는 수정양, 5학년에 올라가는 성민군, 새가족부와 노인대학에서 사역하는 아내, 유·초등부 총무로 섬기는 이씨. 이씨 가족은 오전 7시30분 1부 예배를 시작으로 9시 유·초등부 및 소년부 예배, 새가족부 모임 등 하루 종일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다.

“우리 교회의 2010년 표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요 8:29, 시 37:4)입니다. 저희 가정 또한 올 한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개인의 가정과 직장에서 실천한다면 하나님을 감동시키는 삶을 살게 된다고 믿습니다.”

이씨는 올해 목표를 말하며 참으로 어려웠던 지난해를 회고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주변의 어두운 표정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는 나부터 먼저 변화해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삶을 살도록 실천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결심했다.

다음으로 가정의 작은 목표 다섯 가지를 세워봤다.

첫째, 올바른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예배 시간에 지각하지 않고,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도록 하겠다. 특히 토요일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 주일에 일찍 일어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예배드리는 짧은 시간이지만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결혼 후 처음 출석한 교회가 오류동장로교회라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신천동 집과는 먼 거리이지만 1부 예배에 늦지 않겠다고 단단히 다짐했다.

둘째, 이씨가 봉사하는 ‘유·초등부’의 부흥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맑고 밝은 어린이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배 자료 준비와 매월 셋째 토요일 초등학교 앞 전도도 부지런히 하겠으며 항상 밝은 미소와 친절함을 잃지 않겠다.

셋째, 믿지 않는 주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주일만 주님의 말씀대로 사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닌 ‘에브리데이 크리스천’이 되겠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주님을 소개하는 삶을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넷째, 기도하는 크리스천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에는 이씨 부모의 건강과 금전 문제로 큰 걱정을 했다. 치매로 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위해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신다는 믿음으로 매달리고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기도하라고 주신 역경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깨어서 계속 기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큰 꿈을 가진 큰 사람, 주님이 사용하실 큰 믿음을 달라고 기도하겠습니다.”

유·초등부 어린이가 말씀으로 성장하고 그들의 가정과 교사들의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하고 하나님을 진노케 하는 문화들이 판을 치는 세상을 이길 수 있도록 오직 성령님의 역사하심과 인도하심을 간구하겠다.

끝으로 직장과 교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내에게 늘 감사하며 금년은 가정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아내를 더욱 사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설에는 빠른 속도로 건강이 나빠지는 부모님을 모시고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이씨의 신년목표를 들으며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도 행복하고 감사할 줄 아는 진정한 크리스천 가정을 기대해 본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