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놀이문화연구소 전국재 소장이 추천하는 설 놀이

입력 2010-02-10 17:40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교통체증으로 고향 가는 길이 쉽지는 않지만 그리운 친인척을 만난다는 설렘에 매번 국민 대이동이 펼쳐진다. 그러나 들뜬 마음을 안고 어렵사리 모인 자리지만 항상 즐거운 것만도 아니다. 모이기만 하면 화투와 음주, 넘쳐나는 음식으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의 명절은 특별할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그래서 ‘청소년과 놀이문화연구소’의 전국재 소장은 새로운 명절 문화를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한다. “물질만능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기보다 덕담으로 축복기도를 해주는 것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집안일을 나누고 다같이 한자리에 모여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전 소장은 연구소에서 개발한 놀이들로 소란스럽지 않고 온 가족이 즐기며 새해를 맞을 수 있는 것들을 추천했다.

보물찾기로 선물 교환하기

◇내 선물은 어디에=명절이 되면 가까운 사람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준비해온 선물들을 미리 수집해 무작위로 참가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적는다. 그런 다음 모임 장소의 은밀한 곳에 선물들을 흩어 몰래 감추어 둔다. 소위 보물찾기인데 일단 시작되면 자기 이름이 적힌 선물을 찾아 나서게 한다. 자기 선물을 찾는 중에 발견한 남의 선물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해야 한다. 전원이 선물을 찾은 뒤에는 선물을 뜯어보며 누가 보낸 것인지 알아맞히는 동안 정겨운 대화가 오갈 것이다. 새해 선물을 자녀들에게 이런 식으로 전달해보는 건 어떨까.

촛불 꺼트리지 않고 릴레이 경주

◇묵은 해여 안녕=2∼3그룹으로 나누고 릴레이 대형으로 선다. 팀별로 초와 성냥을 한 개씩 나누어 준 다음 촛불을 꺼트리지 않고 반환점을 돌아와 다음 사람에게 인계한다. 불이 꺼질 경우에는 그 자리에 서야 하며 성냥을 가진 같은 팀원이 달려가 불을 켜준다. 모든 팀원이 돌아오면 묵은해를 보내면서 촛불을 끈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먼저 끈 팀이 이기는 것이다.

재미있는 덕담 주고 선물 받고

◇새해맞이 덕담=참가자들에게 종이와 연필 한 개씩을 나누어주고 각자 종이 왼쪽 가장자리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수직으로 내려 쓰도록 한다. 그리고 각 칸의 첫 번째 글자로 시작하는 짧은 글로 된 새해 덕담을 적는다. 너무 심각한 내용보다는 재미있는 내용을 담아보자. 일단 참가자들이 모두 다 적은 뒤에는 돌아가면서 내용을 소개한다. 가장 재미있고 기발한 내용의 글을 적은 사람에게 줄 간단한 선물을 준비해 두자. 이 게임은 소모임에 적당하다.

카드에 적인 성경 구절 찾아라

◇성경 구절 찾기=3팀으로 나누고 성경도 3권을 준비한다. A4 용지를 4등분해 모인 친인척 중 기독교인 수만큼 준비해 한 개씩 성경 구절을 적어 카드를 만든다. 카드는 3m 정도 떨어진 곳에 뒤집어 놓는다. 시작과 동시에 성경을 들고 달려가 준비한 카드 중 한 장을 선택해 빨리 성경을 찾아 읽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놀이에서 벌칙은 일반적인 체벌과는 전혀 다르다. 벌칙을 당하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사람들은 더 즐거운 것이 놀이 중에 주어지는 벌칙이다. 또한 벌칙은 모임을 한층 즐겁고 흥미진진하게 해주는 양념 같은 것이다. 참가자들에게 나도 벌칙에 한번 걸려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놀이라면 성공한 모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최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