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물려주기운동 확산… 후배엔 사랑 주고 학부모 부담 덜고

입력 2010-02-09 18:44

전남 목포해인여중 3학년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교복을 벗어 학교에 기부하는 행사를 가졌다.

학교 측이 “후배들에게 사랑을 물려주고 저소득층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자”고 제안하자 수많은 졸업생들이 교복 물려주기에 참여했다. 학교 측은 블라우스 스커트 재킷 조끼 등 618점의 교복을 모아 지난달 목포시에 전달했다.

목포시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사랑의 교복 물려주기 운동’에 지역 중·고교가 적극 동참하고 있다. 시는 이 운동을 올해로 3년째 벌이고 있다.

시는 검소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이 운동에 목포시내 30개 중·고교 가운데 23개교가 참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12개 중·고교는 이미 지난달에 총 2300점의 교복을 모아 전달해 왔고 나머지 11개교도 이달 중에 열리는 졸업식 직후 교복을 모을 계획이다. 시는 교복 수집량이 모두 3000∼4000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자원봉사자 150여명의 도움을 받아 수거된 교복을 선별해 수선과 세탁 및 다림질을 통해 새 옷처럼 손질한 뒤 오는 23∼25일 시내 원산동 목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랑의 교복 물려 입기, 나눔의 장’을 열 예정이다.

시는 이곳에서 저소득층 신입생들이 몸에 맞는 교복을 골라 입도록 한 뒤 남으면 각 학교로 보내 교복이 작거나 낡은 후배들에게 입도록 할 방침이다.

전북에서도 교복 물려주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익산 원광여고 졸업생 200여명은 지난 4일 졸업식을 마친 뒤 교복과 체육복을 학교에 기증했고 전주 전라고 졸업생 80여명도 최근 교복을 학교에 기증했다.

이밖에 익산의 원광정보예술고와 고창고, 김제고, 군산여고, 진안 마령고, 임실 오수고, 전주서중 등도 교복 물려주기 운동에 참가 신청서를 냈다.

한편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으로 목포지역 중·고교의 교복 공동 구매도 올해 처음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각계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목포시 교복 공동구매 추진위원회는 최근 30개 중·고교 가운데 25개 학교가 올 신입생 하복부터 교복을 공동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목포=이상일, 전주=김용권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