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의원 “세종시 차기 대선서 결정하자”

입력 2010-02-09 22:02

이해찬·남재희 이어 연기 불가피論

세종시 문제가 차기 대선까지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파 간 대립으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없는 만큼 더 이상의 논쟁을 접고, 다음 대선에서 공약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자는 연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은 9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세종시 문제의 결정을 2012년까지 유보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면서 “원안 성격의 행정중심도시로 갈 것이냐, 아니면 과학기술중심 기업도시로 갈 것이냐의 문제는 2012년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을 통해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최종 결정하면 싸울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2012∼2013년까지는 길 닦고, 철도 놓고, 나무 심는 등 세종시의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하게 돼 있다”며 결정을 유보해도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세종시 논쟁이 차기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심심찮게 제기돼 왔다.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면서 “정부는 수정안이 안 되더라도 원안으로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여서 세종시가 미아 신세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차기 대선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해찬 전 총리도 최근 발간된 시사평론가 정관용 교수의 ‘문제는 리더다’라는 책에서 “세종시 수정 문제는 진행도, 취소도 안 되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전 총리는 “이건 곪지도, 삭지도 않는 종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남재희 전 장관도 “이 문제가 (다음 대선의) 큰 이슈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4월 임시국회 때까지 세종시 수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원안대로 하겠느냐’는 질문에 “검토하겠지만 이는 상상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원안 추진 검토로 해석될 기미를 보이자 정 총리는 오후 답변에서 “수정안을 추진하는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