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왕자루이-김계관 교차방문 “빠르면 3월 중 6자 만날것”
입력 2010-02-09 18:35
전문가들은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북·중 상호 교차방문에 대해 6자회담 재개를 향한 ‘구체적 진전’으로 평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9일 “김 부상과 이근 미국국장의 중국 방문은 북·중 간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접점을 찾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흐름을 봐서는 3월 중으로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왕 부장의 방북 목적은 북한에 6자회담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 분명해 보이며, 북한은 중국에 경제지원을 요청했을 것”이라면서 “양자 간에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고, 실무적인 차원의 조율을 위해서 김 부상과 이 국장을 중국에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 중국, 북한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흐름으로 판단했다.
양 교수는 “김 부상과 이 국장이 미국을 방문할 수도 있지만, 베이징이나 제3국에서 미국 측 인사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왕 부장이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와 함께 미국 측 메시지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왕 부장 방북 전 미국과 중국 사이에 협의가 존재했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은 경제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고, 중국은 5월 상하이 엑스포와 11월 아시안게임 개최가 있다”면서 “미국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상’을 천명한 상황에서 4월 핵안보정상회의 전에 6자회담 재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미국, 중국 3자가 이해를 함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지루하게 펼쳐졌던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전제조건 다툼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상호 교차방문보다는 김 부상과 이 국장의 방미 여부가 6자회담 재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교수는 “만약 둘의 미국행이 이뤄진다면 (6자회담 재개에)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는 북한과 의장국인 중국이 실무선까지 의견 조율을 마친 상태에서 미국과 대화하러 들어가는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김 위원장이 6자 당사국의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한 것과 관련, “이들의 방미는 미국의 진정성을 알아보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