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하이브리드 43만대 리콜”… 도요타, 사이·렉서스 당분간 생산 중단

입력 2010-02-10 01:04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주력 하이브리드 차량인 신형 프리우스와 사이(SAI), 렉서스 HS250h, 프리우스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등 4개 차종에 대한 리콜을 9일 최종 결정했다.

도요타는 특히 SAI와 렉서스 HS250h의 경우 전자제어(ETC) 시스템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수정 작업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신형 프리우스는 지난 1월 제어 프로그램에 대한 수정을 마친 상태여서 판매나 생산 중단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리콜 대상 하이브리드 차량이 일본 국내 22만3068대를 포함, 전 세계에서 43만7000여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10일 열리는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는 캠리와 렉서스 등 도요타의 8개 차종에 적용된 ETC 시스템 결함에 따른 급발진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미 조사회사인 세이프티 앤드 스트레티지(SRS)는 도요타 차량 소유자들의 불만을 토대로 “자동차 급발진 현상이 단순한 가속페달 결함이나 바닥매트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전 차종의 ETC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미 최대 자동차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은 8일 “2007년 미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에 도요타 일부 차종의 급가속 사례에 대해 보고했으나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NHTSA는 당시 조사에 착수했으나 7개월 후 중단한 터여서 의회 청문회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001년 이래 도요타 운전자들의 진정은 1300건이 넘었으며, 이 가운데 500건은 제동장치 이상, 200건은 급발진 문제였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지난 6일 보도한 바 있다.

미국에서의 대량 리콜사태 수습을 위해 도요타 창업자의 손자인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직접 방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이날 전했다. 도요타 측은 하원 청문회 상황을 지켜본 뒤 미국 방문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에는 도요타 미국 법인의 최고책임자 격인 북미도요타자동차의 이나바 요시미(稻葉良眠) 사장이 출석한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날 도요타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는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같은 견해를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도요타의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