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에 美 없는 中, 왜… 중국 네티즌 인구 급팽창, 국내 여론 동향에 시선
입력 2010-02-09 18:05
미국을 향한 중국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이유가 궁금해진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멜린다 리우 베이징 지부장은 8일 최신호에서 중국이 미국의 움직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대신 국내 인민들의 동향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단적인 예로 중국에 있는 미국 전문가들의 지위를 들었다. 그들은 1980∼90년대 미국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면서 영광의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전문가들의 인기는 떨어졌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입장에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문제에 불평은 물론 협조를 거부하기도 했다. 미국에 대한 불만은 대만 무기 판매에 이어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티베트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로 하면서 고조됐다.
리우 지부장은 이처럼 중국의 태도가 달라진 원인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중국 인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보다는 인민들의 생각을 더 걱정하기 시작했다. 만약 이들의 민족주의, 애국주의 성향을 무시할 경우 내부 통제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베이징 대학원 국제학과 왕지시 학장은 “미국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건 유감이지만 사람들은 미국보다 중국을 더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의 힘이 강해진 데는 인터넷의 힘이 컸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3억8400만명으로 미국의 1억5000만명보다 2배 이상 많다.
또 중국의 경제력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강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0.7%나 됐다.
하지만 리우 지부장은 중국이 사사건건 미국과 대결 양상을 보이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사사건건 대결 양상을 보이는 건 신출내기 선수의 ‘철없는 허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중국의 미래에 어려움이 닥칠 전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BA(미국프로농구)가 미국이라면 중국은 NBA에서 풋내기에 불과한 야오밍이라는 것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