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중 복원공사 현장소장 “선조들 솜씨 잇는 장인정신으로 한 치 오차없게…”
입력 2010-02-09 17:52
50년전 숭례문 수리때 실습생 참가
“숭례문 복원공사를 맡게 돼 영광입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숭례문 복원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뤄지도록 온 힘을 쏟겠습니다.”
숭례문 복구 및 성곽 복원공사의 현장 소장을 맡은 김의중(68·사진) 명헌걸설㈜ 기술이사의 각오는 남다르다. 1961년 경기공고 건축과 졸업반이었던 김 소장은 63년까지 진행된 숭례문 전면 해체 수리 때 실습생으로 참가했다. 이후 주로 고궁 등 보수공사를 해오다 지난달 숭례문 현장 소장으로 부임했다.
“제 인생의 출발점이 숭례문이었는데 50년 만에 다시 복원공사를 맡게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당시 목수로 공사에 참여한 신응수 대목장과는 오랫동안 현장을 함께 누벼 서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가 됐어요.”
김 소장은 신 대목장과 자문위원들의 복원 계획안에 따라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현장 책임자이다. 그는 “옛 선조들의 솜씨를 잇는다는 장인정신으로 한 줌의 부끄러움도 없고 후회도 없이 국보 1호를 원형대로 재현하는 데 진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의 손길을 거친 주요 문화재는 2008년 보수공사가 완료된 덕수궁 함녕전(보물 제820호), 96년 복원된 창덕궁(사적 제122호) 외행각, 70년대 서울 화동 정독도서관으로 옮겨진 조선 왕실 종친부(서울시 유형문화재 제9호) 등이다.
그는 “가족들과 가끔 고궁을 산책할 때 저의 손때가 묻은 전각들을 보면서 흐뭇해하기도 하고 훼손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기도 한다”면서 “모든 관람객이 문화재를 자기집처럼 아끼고 사랑한다면 숭례문 화재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명의 자녀 가운데 아들이 아버지를 이어 고건축 분야에서 일을 한다고 소개한 김 소장은 “문화재 복원공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젊은이들이 우리 전통 건축물에 좀 더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