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형제간 분리경영 어떻게… 화학·타이어·항공 3개 그룹으로 나뉠듯
입력 2010-02-08 21:49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이 오너별로 계열사 경영을 맡기로 함에 따라 금호그룹은 형제 간 분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범(汎)삼성가가 삼성그룹, 신세계그룹, 제일제당, 한솔그룹으로 분화했듯 금호그룹도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다만 분리경영을 선택한 각 계열사가 향후 범 삼성가처럼 각각의 그룹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그 반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형제 간 분리경영으로 금호그룹은 화학그룹과 타이어그룹, 항공그룹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 전 그룹 화학부문 회장 부자와 고 박정구 회장 장남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을 축으로 소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 전 회장은 장남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과 합쳐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지분(17.08%)을 보유하고 있고, 박철완 부장은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11.9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반면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11.96%에 그친다.
박삼구 그룹 명예회장은 장남인 박세창 상무와 금호타이어를 중심으로 일부 계열사 경영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추후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또 다른 계열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경영권은 형제 경영이 되거나 전문경영 체제로 전환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분(보통주 기준 26.7%) 기준으로는 금호석유화학이 최대주주지만 박찬구 전 회장의 경영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호산업으로 지분환원 조치가 강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구조조정안이 발표되기 직전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12.7%)이 금호석유화학에 넘겨졌으나 금호산업 채권단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헐값에 넘겨진 것을 이유로 지분 환원을 요구해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