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反기독교 광고 철거… 국민일보 보도로 버스운송사업조합 외부 부착 나흘 만에

입력 2010-02-08 21:20

서울 시내버스에 등장했던 반(反)기독교 광고가 부착 나흘 만에 떼어졌다(본보 2월 8일자 29면 참조). 기독교계의 반발을 우려한 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이 자진 철거했다.

서울시 시내버스 외부 광고를 담당하는 버스운송조합 관계자는 8일 “반기독교 단체의 광고물이 버스 광고에 올라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이 광고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관련 광고를 모두 철거토록 했다”고 말했다. 본보 기사가 나간 뒤 운송조합으로 기독교계 단체 및 인사들의 항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즉각 철거가 이뤄진 것은 광고 내용에 상관없이 수익사업으로 버스 광고를 운영하는 운송조합 입장에서 문제성 광고를 굳이 내보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의 대표적 반기독교 단체인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반기련)은 지난 5일부터 서울시내와 경기도 광명시 등을 오가는 4개 노선, 8대 버스에 ‘나는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상상할 수가 없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의 말을 인용한 광고를 냈었다. 당초 1개월간 광고를 붙이기로 약정돼 있었으며, 반기련은 광고 연장을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이 광고는 아인슈타인의 발언 중 필요한 부분만 발췌, 내용상 왜곡됐을 뿐 아니라 특정 종교에 대한 악의적 비난이란 점에서 기독교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반기련 홈페이지에는 버스 광고 철거와 관련, “기독교 압력에 버스운송조합이 백기를 들었다” “버스가 안 되면 인터넷 포털을 통해서라도 광고를 계속하자”는 등의 회원 글이 올라왔다. 교계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경계와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편 기독교를 비판하고 무신론적 입장을 담은 버스 광고는 지난해 1월 영국 런던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호주 등으로 번지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