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이란-서방 핵 갈등

입력 2010-02-09 00:44

이란이 핵폭탄 개발로 연결될 수 있는 우라늄 고농축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서방 주요국과의 긴장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이란은 8일 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공식 통보했다.

앞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는 7일 이란 국영 TV인 알 알람과의 회견에서 “나탄즈 핵시설에서 보유 우라늄을 20% 수준까지 농축하는 작업을 9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3월까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시설 10여곳을 추가 증설하겠다고 덧붙였다.

20% 고농축 우라늄은 단기간에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90% 우라늄으로 농축할 수 있다. 90% 고농축 우라늄 1000㎏이면 핵폭탄 1기를 제조할 수 있다.

서방 세계는 강력 제재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에르베 모랭 프랑스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리에게 유일하게 남은 길은 제재 절차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이란 제재 결의를 고의로 위반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5일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이 참여한 회동에서 중국이 이란에 대한 새 제재안에 반대했다. AFP통신 등은 미·중 관계가 틀어진 가운데 미국 주도의 이란 추가 제재 방안에 중국이 반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예측했다.

헤슈마톨라 카시리 이란 공군참모총장은 관영 IR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전투기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S-300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아마드 바히디 국방장관은 정찰·공격이 가능한 무인 항공기 생산라인 2기를 자체 설립해 가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