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력발전소 시험 가동중 “쾅”… 최소 5명 사망
입력 2010-02-08 21:36
코네티컷 공사장 가스 폭발… 건물 절반 무너져 주민 대피령
미국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설비를 시험 가동하던 중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발전소 안전성 논란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이 사고로 8일 오후(현지시간)까지 최소 5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사고 발생 당시 사고 현장에 50명 이상의 건설 근로자들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사상자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 건물 절반 무너져 내려”=미국 동북부 코네티컷주 미들타운에 있는 ‘클린에너지 시스템’의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7일 오전 11시15분쯤 폭발사고가 났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천연가스라인 설비시험 도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폭발은 건물의 절반가량이 무너질 만큼 강력했고, 현장에서 48㎞ 떨어진 이스트 헤이븐에서도 진동을 느낄 정도였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또 수㎞ 밖에서도 검은 연기가 목격됐다. 한 목격자는 “초음속 비행기에서나 나는 굉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수십대의 구급차와 헬기가 현장에 동원됐지만 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가스시설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화학물질 전문가를 투입해야 해 수색이 늦어졌다. 경찰은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AP는 이곳에서는 여러 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동시에 작업해 100∼200명 정도가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 매몰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추정=현재로선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로 추정된다는 게 현지 소방관들의 판단이다. 미국 화학 안전위원회는 조사단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키로 했다. 세바스찬 줄리아노 미들타운 시장은 “정확한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클린에너지 발전소는 55만여㎡의 면적을 차지하는 620메가와트(㎿)급 화력 발전소다. 2008년 2월 착공해 오는 11월 완공 예정이었다. 뉴잉글랜드 지방 최대의 발전 시설이다.
미국 내 발전소 폭발사고는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월에는 밀워키 근처 석탄 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나 6명의 근로자가 숨졌다. 또 2007년 11월에도 매사추세츠주의 도미니온 버지니아 석탄발전소에서의 폭발사고로 3명이 숨졌는가 하면 같은 해 1월 오하이오주에서도 발전소 폭발로 사상자가 10여명이나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