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코비치의 귀환… 우크라 대선 승리
입력 2010-02-08 22:15
친(親)러시아 성향의 야당 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59) 전 총리가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정부의 무능한 대응과 이에 따른 민심이반이 오렌지 혁명으로 밀려난 야누코비치의 귀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48.4%의 득표율로 45.9%를 득표한 여당 후보 율리아 티모셴코(49) 현 총리를 앞선 것으로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앞서 전문 출구조사 기관인 ‘NEP’는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2.8% 포인트 앞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누코비치는 개표 초반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하며 “티모셴코 총리는 사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티모셴코 측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당분간 정국 불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누코비치는 이로써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그는 2004년 대선에서 러시아 지지 속에 친서방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 당시 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하지만 부정선거 시비로 촉발된 오렌지 혁명으로 이듬해 재선거에서 유셴코 후보에게 약 8% 포인트 차로 패했다.
야누코비치 전 총리에게 대권을 가져다 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화폐가치가 반 토막 나고,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현 정권의 국정운영 실패에 따른 민심이반은 극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오렌지 혁명의 두 주역인 유센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총리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끊임없는 마찰을 빚었다. 야누코비치의 당선은 곧 러시아의 입김 강화와 유럽세의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