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함께 박왕자씨 묵념을” … 北 “추태”
입력 2010-02-09 00:42
금강산 실무회담 빈손으로
남북은 8일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열었지만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했다.
양측은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두 차례에 걸쳐 1시간46분간 실무회담을 가졌지만 현격한 입장 차만 확인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금강산 관광 중단의 원인이 된 고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조건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북측 단장인 강용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는 “박씨 사건은 본인의 불찰에 의해 빚어진 불상사”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재발방지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문제도 지난해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금강산 현장 방문 조사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김 국장은 “우리 측은 남북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북측은 ‘현장은 와서 볼 수 있지만 사건이 일어난 군사통제구역은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개성 관광은 3월부터, 금강산 관광은 4월부터 재개하자는 사전 합의서까지 제시했지만 남측은 이를 거부했다. 12일 다음 회담을 열자는 북측 제안에도 남측은 선 입장 변경을 요구했다.
남측은 기조발언에 앞서 박씨의 명복을 빌기 위한 묵념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응하지 않았다.
조선중앙방송은 회담 후 “남측의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아무런 합의도 이룩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방송은 남측 대표단의 묵념도 ‘추태’라고 깎아내렸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