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제도시행 10년… 희망등록자 12.6배 증가
입력 2010-02-08 18:35
장기이식 제도가 만들어진 지 10년 만에 사후 장기기증을 약속한 사람이 59만3000여명에 이르렀다. 골수기증 희망자 18만8000명을 합치면 장기기증을 등록한 사람은 약 78만2000명이다. 하지만 장기기증이 사후에 이뤄지다보니 지난해 말 현재 1만7000여명이 병마와 싸우며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가족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는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59만3769명으로 장기이식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0년 4만6938명보다 12.6배 이상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골수조직 기증 희망자는 2000년 4만2590명에서 지난해 말 18만8722명으로 4.4배가량 늘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는 지난해 2월 16일 선종한 김수환 전 추기경의 각막 기증으로 급증했다. 김 전 추기경의 각막 이식으로 장기기증 문화가 확산되면서 지난해에만 18만5046명이 장기기증을 약속했다. 2008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7만4841명보다 2.4배 늘었다.
장기기증 희망자가 증가하면서 장기이식 수술 건수도 2000년 1306건에서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에는 3051건으로 10년 만에 배 이상 증가했다. 장기이식 제도 시행 10년 동안 2만1501건의 장기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4분의 1가량인 5241건이 뇌사자 장기기증의 결과다. 장기이식수술은 신장이식이 86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간(5575건), 각막(3435건), 골수(3048건), 심장(336건) 등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1만7055명이 장기이식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장기이식 대기자 현황을 보면 신장 이식 대기자가 8488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간(3501명), 골수(3426명), 각막(1097명), 췌장(373명), 심장(138명), 폐(20명), 소장(8명), 췌도(4명) 이식 대기자들로 이어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뇌사자 한 명이 장기를 기증하면 최대 9명이 장기이식 혜택을 받는다”며 “뇌사자 장기기증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장기기증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