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20주년 맞는 MBC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입력 2010-02-08 18:23
“지나간 명곡과 최신 히트 팝, 시대의 밸런스가 중요”
MBC 라디오(FM 91.9㎒)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20주년을 맞는다. 1990년 3월 19일 처음 전파를 탄 음악캠프는 20년을 이어오며 대표적인 팝 음악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배철수는 8일 서울 여의도동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영광을 청취자와 음악 팬에게 돌리고 싶다”면서 “그들이 없었다면 현 시점에서 그다지 유리하지 않은 팝 프로그램이 20년이나 장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지나간 명곡과 최신 히트 팝의 적절한 안배, 시대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선곡의 기준을 설명했다. 배철수는 프로그램에서 팝 음악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나 또한 딥 퍼플과 레드 제플린 등을 들으며서 밴드의 꿈을 키웠다”면서 “현대 가요의 틀을 제공하고 영감을 준 것은 서구 팝음악이기 때문에 팝을 안 들으면 가요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배철수는 음악캠프 20주년을 맞아 자신이 꼽은 100대 음반을 선정했다. 지난 20년 동안 음악캠프를 통해 소개된 무수히 많은 곡 중에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를 고려해 골랐다. 멀게는 195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부터 2000년대 아웃캐스트까지 시대를 가로지르고, 팝, 재즈, 록, 힙합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배철수는 100개의 음반 중 제일 먼저 들어야할 앨범으로 비틀스를 꼽았다. 100대 음반에는 비틀스의 ‘페퍼 상사의 론리 하츠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와 ‘화이트 앨범(White Album)’이 꼽혔다. 배철수는 “비틀스는 아이돌 밴드로 출발해서 아티스트 반열에 오른 뒤 록은 물론 모든 장르의 음악을 했다”면서 “초보자나 뮤지션 지망생은 우선 이들의 히트곡부터 듣고 음악의 길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바, 마일스 데이비스, 밥 딜런, 레드 제플린, 마이클 잭슨, 에미넴 등의 앨범이 100대 음반에 선정됐다.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장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절판돼 구할 수 없었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엘비스 프레슬리’, 아이언 버터플라이의 ‘인 어 가다 다 비다(In-A-Gadda-Da-Vida)’, 유라이어 힙의 ‘매지션스 버스데이(Magician’s Birthday)’ 등 30장의 명반도 100대 앨범에 포함돼 재발매 된다. 100대 음반 발매에는 소니, 워너·EMI, 유니버셜 등 3대 메이저 직배사가 모두 참여했다.
한편 100대 음반에 대한 설명과 20년간 음악캠프를 진행하며 느낀 소회 등을 담은 책 ‘레전드 : 배철수의 음악캠프 20주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도 최근 출간됐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