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원로들 “세종시 갈등 정치권이 풀지 못하면 소모적 정쟁 중단위한 국민투표 필요”

입력 2010-02-08 18:59


한국 기독교 원로들이 세종시 문제 해법으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한국교회 원로 및 교계 관계자 200여명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국민통합과 시국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교회 지도자 특별기도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4일 교회 지도자 21명의 이름으로 시국성명을 냈지만 세종시를 둘러싼 사회갈등 양상에 변화가 없자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하나님의 때’라는 설교에서 “모든 일에 다 때가 있는데 하나님은 지금 우리나라에 상승의 때를 주셨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 47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 24번째 회원국 가입 등을 예로 든 뒤 “이런 상승 기류를 탔을 때 싸움을 그치고 화합을 이뤄야 선진국 대열에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종시는 체면과 체통이 아닌 우리가 살기 위한 문제”라며 “정략적 목적으로 고집 피우는 국회의원들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 결론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100세를 맞은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는 격려사를 통해 “여호와는 의인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신다”며 “우리 모두는 쓸데없는 공론을 할 것이 아니라 부르짖음으로써 하나님께 우리 소리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생명과 비전의 외침으로, 화해와 통합의 함성으로 국론 통합의 새 길을 창조하게 하소서…”라는 헌시를 낭독했다.

이용규 이강평 김준규 장자옥 김성길 목사가 차례로 나서 ‘세종시와 시국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통합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국가안보와 북한동포 구원을 위해’ ‘한국교회 부흥과 아이티 구호를 위해’ 등을 놓고 기도했다. 엄신형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합심기도를 인도했다. 참석자 모두 두 손을 들고 ‘주여!’를 외친 뒤 통성으로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성명서에서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여야와 여권 내부, 그리고 지역 간 갈등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며 “정치권이 세종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는 특단의 조치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수정안의 내용과 취지에 대한 국민과 정치권 설득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정치권은 정략적 이해에 매몰된 세종시 대결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대화와 토론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특히 현재와 같은 정치권 갈등과 대결이 지속될 경우 직접 국민의 뜻을 묻는 ‘세종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