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17세 소년, 2명에 각막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더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입력 2010-02-08 18:10


평생을 희귀병으로 고생하던 10대 소년이 각막을 기증, 2명에게 새 세상을 준 뒤 하늘나라로 떠났다.

부산 동래구의 이태복(54)씨는 사랑하는 외아들 동영(17)군이 지난 5일 세상을 떠나자 사랑의장기기증운동 부산경남본부(본부장 강치영)를 찾아 아들의 각막을 기증했다. 생전 아들의 뜻에 따른 것이다. 동영군은 지난해 12월 16일 자신보다 더 고통 받는 이웃을 돕자며 장기기증을 등록했고 두 달여 만에 장기를 기증하게 된 것이다.

동영군이 기증한 각막은 8일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이지은(안과) 교수의 집도로 2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광명을 얻게 된 이들은 1급 장애를 안고 있는 최모(71·여)씨와 고교 2년생 서모(16)양이다.

서양은 원추각막질환으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상태에서 2009년 5월 다른 쪽 눈마저 같은 질환이 생겨 시력을 완전히 잃을 상황이었다. 서양 가정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다 형제가 6명이나 돼 가정형편도 몹시 곤궁한 상태였다. 부산경남본부에서는 최씨와 서양의 딱한 사연을 듣고 수술비 모금에 나서기로 했다.

6세 때 근간대성 간질병이란 희귀병 진단을 받은 동영군은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왔고, 2002년 교통사고까지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