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2010] 이건희 IOC위원 복귀… 한국 스포츠 외교에 큰 힘
입력 2010-02-08 21:25
이건희(68) 전 삼성그룹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복귀로 과거 하계올림픽(1988년)을 개최했고, 향후 동계올림픽(2018년)을 유치하려는 한국 스포츠 외교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제 모습을 갖추게 됐다.
IOC는 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이 전 회장의 IOC 위원 복귀를 결정했다.
이로써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와 경쟁 중인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탄력이 붙게 됐다.
이 전 회장의 국내법 위반 여부를 떠나 한국은 그동안 세계 스포츠계에서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해줄 무게감 있는 인사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34)이 선수 출신 몫으로 IOC 위원에 당선됐으나 전 세계에서 국가원수급 의전을 받는 보수적인 각 국 IOC 위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한계가 있었다. 하계 또는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국가들 가운데 선수 출신 IOC 위원이 아닌 일반 IOC 위원이 활동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세계 스포츠 주요 현안은 IOC 위원들(현재 77개국 108명)만 참석하는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IOC 위원들은 왕족 출신이거나(영국 앤 공주·모나코 앨버트 왕자 등) 자국에서 최고위직을 지낸 인사들 또는 특정 종목 세계 수장들로 구성돼 있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IOC 위원들 사회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중요하다. 더 필요한 것은 IOC 위원들을 실질적으로 움직여 투표 등에서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힘이다.
외신들도 비슷한 관점에 섰다. AP통신은 “이 전 회장의 IOC 위원 복귀로 한국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이 힘을 받게 됐다”며 이 전 회장이 평창 유치전을 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은 2016년까지 IOC의 톱 스폰서(top sponsor) 기업이다. 이 전 회장은 지금도 삼성전자 지분 3.4%를 갖고 있다”면서 IOC가 무시할 수 없는 삼성의 힘을 언급했다. 어느 누가 나서든 국익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