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NOG "아이티 돕기, 앞으로 한국교회 이름으로"
입력 2010-02-08 17:11
[미션라이프] 아이티를 향한 한국교회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졌다.
‘아이티 지진 구호 협력 사역 모색을 위한 한국교회 원탁회의’가 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주최,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주관으로 교단, 선교단체 및 기독NGO, 언론사들을 초월해 열렸다.
참석자들은 지금까지의 긴급구호 활동 내역과 현장 정보를 나누고 각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되 앞으로는 한국교회라는 이름으로 안정성과 지속성, 정기성, 수혜자(아이티) 등을 고려해 아이티 재건에 나서자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참석자들은 “헌금한 후원자들의 사랑이 온전히 전달되도록 노력하되 과연 아이티인을 위한 진정한 지원인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현지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한 뒤 전문성과 효율성을 토대로 현지에 맞는 재건 방식을 찾는 게 급선무라는 데 동의했다. 월드비전 기아대책 등 NGO 전문가들은 “준비돼 있지 않은 열심은 오히려 아이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면서 “현지인들이 주체가 되고 한국교회는 조력자가 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기 아이티 지진 구호활동을 벌인 안홍철(예장 통합 총회사회봉사부 간사) 목사는 “단지 한국교회가 돈이 있다고 지원하다보면 오히려 현지인들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교단과 기관별 경쟁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탁월한 현지인 리더를 찾은 뒤 협력사역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장은 “전문성이 부족한 교회나 교단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는 구호 및 재건 활동 경험이 풍부한 기독 NGO를 적극 활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열린 경건회에서 김삼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은 “즐거워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과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 모두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을 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재정을 잘 쓰는 것이 훨씬 어렵지만 역할분담을 통해 현지에 필요한 사역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오정현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상임단장은 “우리가 마음을 하나로 모으려는 시도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신앙고백과도 같다”면서 “한국교회가 지혜와 전문성을 토대로 전체 그림을 그린다면 우리 안에 불붙은 소명과 하나됨을 더욱 확고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안건 토의에 앞서 CTS는 아이티 모금액 1억4260만원을, CBS 기독교방송은 사원들의 후원금 1007만원을 한국교회희망봉사단에 각각 전달했다. 본보의 아이티 모금액은 8일 현재 27억원을 넘어섰다. 그중 15억원은 한국교회희망봉사단에 이미 전달됐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