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쿡 교수, 한국선교연구원 설립 20주년 세미나서 “고군분투 선교사 ‘영적 돌봄’ 시급”

입력 2010-02-08 17:46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나 단체는 선교사 영성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영성에서 모든 문제가 드러납니다. 선교사들이 중도에 탈락하는 가장 큰 요인은 영성의 힘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한국선교연구원(원장 문상철) 설립 20주년 기념 세미나 강사로 내한한 찰스 쿡(51·사진) 캐나다 암브로스대(선교학) 교수는 “선교사 영성을 위한 돌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회나 선교단체가 선교사 개인 영성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들은 선교사가 신앙이 좋다고 생각한다. 영성이 탁월하기 때문에 선교활동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앙 문제는 선교사 개인 차원으로 돌린다. 하지만 선교사들이라고 해서 신앙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성화 단계로 향하듯 선교사 역시 신앙 여정 위에 있다. 더욱이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지역이 좋은 신앙을 유지하기 어려운 곳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선교 현장에는 신앙 자료도 많지 않습니다. 교회가 없는 곳도 있습니다. 본국에서 누리던 신앙 훈련 프로그램이나 각종 설교방송, 책도 쉽게 구할 수 없게 됩니다. 선교 현장은 치열한 삶의 각축장이자 광야와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게다가 선교 사역은 특성상 온갖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쿡 교수는 라틴아메리카 선교사들의 사례를 들며 선교사들은 일의 부담, 언어와 문화적 장벽, 필요시 사람 만나기, 필요는 보이는데 채울 힘이 없는 것, 말씀 연구와 기도 시간 부족 등을 주요 스트레스로 꼽았다.

쿡 교수는 “급히 달리면 감사할 것도 없게 되며 기도조차 피곤한 행위가 되어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지 못한다”며 “선교사들은 사역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신의 영적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사와 영성은 왜 중요할까. 선교사의 삶과 신앙이 현장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쿡 교수는 “선교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며 “선교사의 영성이 건강할 때 선교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선교사였던 부모를 따라 3세 때부터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페루 등지에서 성장한 그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강의 중간에도 부친이 강조했던 말을 자주 인용하곤 했는데 그의 신앙은 부모가 보여준 삶에서 이어받은 것이라고.

“부모님은 선교사이기 이전에 하나님을 따르고 주와 동행했던 분들이었습니다. 그것이 제 삶과 사역에 있어서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추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