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한국교회] 김관선 목사의 ‘도시교회’ 역할론

입력 2010-02-08 17:40


④ 서울 산정현교회

“농촌은 도시교회의 모판… 빚진 자 의식갖고 도와야”


산정현교회는 1994년 말 김관선(사진) 목사의 부임으로 ‘행동하는 교회’를 지향하며 이웃과 사회에 대한 책임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말씀의 생명력으로 기초를 든든히 다지며 건강한 교회로 성장해 오고 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준비한다면 대형 예배당이나 교육관보다 노인을 위한 시설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훨씬 지혜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10년간 농촌 지역 교회를 섬기고 있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으로 인해 농촌의 경제적 상황은 더욱 피폐해져 가고 있습니다. 농촌 교회가 스스로 활로를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도시교회의 모판 역할을 한 농촌교회를 위해 이제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에 대해 ‘빚진 자 의식’을 가지고 농촌을 돌봐야 합니다.”

-농촌교회를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나요?

“300명 정도 출석하는 도시 교회라면 농촌교회 목회자 한 분의 생활비 정도는 담당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 목사 한 분이 더 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지요. 연간 2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농촌교회 목회자가 생활비 걱정하지 않고 농촌 목회에 전념하도록 하면 농촌 마을 자체가 달라집니다. 농산물 직거래는 농촌뿐 아니라 농산물을 매입하는 도시교회 입장에서도 유익한 제도입니다. 교회의 여러 행사를 농촌교회에서 개최하는 것도 좋습니다. 구역장 위로회나 전도회의 친교행사를 농촌마을로 가서 준비한 식사도 함께하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선물로 나누는 것입니다.”

-설이나 추석명절에 고향교회 방문하기 캠페인을 전개하신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좀 이상한 것 같았지만 성도들이나 장로님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은혜도 되고 간증거리도 생기고 오히려 선교사를 파송한 것만큼 보람도 있고 뿌듯해합니다. 저수지는 물을 가두는 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흘려보내지 않으면 그 많은 물은 재앙이 될 날이 옵니다. 한쪽에서는 가뭄으로 고통당하는데 둑이 무너질 정도로 물을 가두어 두고 흘려보내지 않는 저수지가 있다면 모두를 불행하게 할 것입니다. 섬기는 교회를 포함해서 웬만큼 힘을 가진 교회나, 한국교회는 그동안 쌓아둔 것을 흘려보내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건강한 교회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도시 교회는 어떤 목표와 사명을 세워야 할까요?

“우리 한국교회에는 힘이 커지면서 교회의 규모를 키우고 막강한 재력으로 개척교회를 세워 어려운 여건에서 개척을 하는 목회자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주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보다는 농촌교회를 살리는 상생의 사역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건강한 한국교회를 만드는 데 훨씬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의 양극화보다 더 심각한 것이 한국교회의 양극화일 것입니다. 이런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참된 ‘나눔’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나눔’은 우리 사회의 ‘나뉨’을 치유하는 가장 아름답고 빠른 방법입니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