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입력 2010-02-08 17:43


누가복음 24장 44~49절

우리를 주님의 자녀로 부르신 하나님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것은 그리스도의 증인, 복음의 증인으로 삼으시려는 것입니다(눅 24:48, 행 1:8). 무엇보다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증인이 되는 축복 가운데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의 부활 직후에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을 확신하지 못했고(눅 24:11), 또 자신들 앞에 나타나신 주님을 알아보지도 못했습니다(눅 24:41). 그런데 이렇게 처음에는 믿음이 없었던 제자들이 그 후 전 세계를 다니면서 죽기까지 복음을 전했습니다. 순교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담대하게 변화될 수 있었습니까? 거기에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주님과 함께 먹고 마시는 일이었습니다(눅 24:30∼31, 41∼43). 또 하나는 성경 말씀을 듣고 깨달아 마음을 열었던 일이었습니다(눅 24:32, 44∼45). 주님과 만찬, 그리고 주님의 말씀. 이것이 제자들이 주님의 살아 계심과 임재하심을 믿게 되었던 계기였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르는 믿음의 비밀이고, 지금도 우리 성도들의 기쁨의 원천입니다.

지금도 위기와 고통, 절망과 죽음의 권세가 우리를 덮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그냥 낙망하고,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마지막이야’ 하는 그 순간을 내 힘으로만 감당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에 못밝힌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쳤던 겁쟁이 제자들을 주님께서 찾아 오셨듯이 그때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능력으로 붙들어 주십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우리도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고’(눅 24:45), ‘주님과 함께 빵을 나누는’(눅 24:30-31) 일에 열심을 내면 됩니다. 그러면 풍성한 주님의 은총으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갈 새 힘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교회가 서로 다르고, 교파가 서로 다르고, 신앙의 모습도 서로 다릅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다양한 믿음의 그릇과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줄 아시면서 우리를 각각 부르시고 구원하여 주셨습니다.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믿음의 사람들이 증언하는 내용, 증언하는 하나님은 다 똑같다는 사실입니다.

다양성 속의 일치입니다. 증인으로 일치를 이루도록 예수님의 영광을 믿는 사람들에게도 주셨습니다(요 17:22). 주님의 증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입니다(롬 8:28).

교단과 신학, 교회 역사가 다르더라도 상대방도 똑같이 증인으로 부름 받았음을 알고 힘을 모으기만 하면 됩니다. 이 세상은 주님의 복음으로 넘쳐나게 됩니다. 우리가 서로 하나가 되어 증인으로 나서기만 하면 이 세상은 변하게 됩니다. 악이 비록 성하여도 주님의 진리가 승리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주님이 동거하시는 식탁으로 믿음의 눈이 열려 증인으로 부름 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증인으로 사는 것은 복된 인생의 시작입니다. 또한 다양성 속에 진정한 일치를 이루어 나갑시다. 그래서 증인으로 살아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세상에 복을 끼치고, 주 안에서 승리하는 인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권오성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