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환의 성경과 인체(9)

입력 2010-02-08 10:50

감성과 이성

한의학에서는 아직도 현대 과학으로 풀지 못할 현상들을 경험적으로 인정하고 현재에도 치료에 응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본초학과 경혈학이라는 분야입니다. 본초학은 풀과 나무 등 약용식물들을 연구하여 한방 처방에 응용하기 위함이고 경혈학은 침과 뜸으로 인체를 치료하기 위한 기초학문입니다.

그런데 본초학의 기원은 아마도 수만 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가야 할 것입니다. 수만 년 그 이상의 시대에 아마도 구전과 경험으로 전수되어 온 것을 인류의 문자가 발명되고서야 겨우 기록을 남겼다는 생각입니다.

전설적인 인물인 신농씨가 그 기원을 마련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때의 우리 인류들은 직관으로 사물을 통찰했습니다. 마치 천사들과도 직접 교통하며 식물을 바라만 보고도 그 식물들과 교감하고 그 식물의 쓰임새를 파악했었습니다. 현재도 우리는 옛 문헌에 나오는 인삼의 효능을 다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혈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침의 탁월한 효과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WHO에서도 인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경락의 존재조차 규명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본초학과 경혈학은 그 결과로써 분명히 질병을 치료하고 우리의 건강을 회복시켜 준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지만 결과를 보고 경락의 실체를 인정하는 셈입니다. 이런 것들 외에도 한의학에는 현대 과학으로 규명하지 못하는 분야가 너무 많습니다. 이 모두가 현재 우리 인류와는 다른 차원에서 발명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태고 시대 때 직관으로 사물을 파악하고 천사와 교통하는 시대에 우리 인류는 이해와 의지가 서로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말미에 주님께서는 인류의 타락으로 이해와 의지를 분리시키지 않으시면 안 되셨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 인류는 동물과는 달리 속사람을 겉사람으로 감출 수도 있습니다. 즉 지구상 모든 동식물 가운데 우리 인간만이 내면을 외면으로 감출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동물과는 달리 인류는 태어날 때부터 지식을 갖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동물들은 이미 태어날 때 그의 감각과 본능 속에 주님께서 지식을 심어 놓으셨습니다.

즉 제비는 교육을 받지 않아도 정확히 수만 리 자기 집을 찾아갈 수 있으며, 개미와 벌 역시 그네들의 집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멋지게 짓고 새끼들을 키웁니다. 연어 떼에게 누가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그들은 자기가 난 곳을 정확히 찾아갑니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그렇지 못합니다. 교육을 통해서 지식을 배워나가고 성경과 교회를 통해서 교리를 배우고 주님을 배워갑니다. 그래서 먼저 주님에 관해 이해가 되어야 의지에 심어져서 주님 사랑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먼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 기독교도 이제는 이해를 통해서 충분히 설명되어야하고 그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님께서 주신 선물인 이해와 의지야말로 주님이 임재하시는 내면의 장소입니다.

우리 기독교 선배들이 이해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믿어라’ 식의 교육을 시켜왔는데 이제는 그 전철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교회의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성적으로 말이 안 되고 설득력이 없는 믿음의 강요는 항상 회의를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순박하신 어버이 시대의 분들은 그대로 이성적으로 납득이 안 되어도 믿을 수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미래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경도 이제 인류의 진보와 함께 우리의 이해성으로 납득이 되도록 주님께서 배려해 주셨습니다. 현재의 초등생, 중고생, 대학생들에게 그들이 이해 안 되는 것들을 믿으라고 강요해 보십시오. 결과는 뻔합니다.

<서울 방배동 강남의림한병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