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골프(42)

입력 2010-02-08 09:40

뽑은 칼은 끝까지 휘둘러라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계 2:26)

생각을 바꾸면 행복이 보이고, 생각을 바꾸면 파가 보인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큰 생각을 하여야 한다. “포로로 끌려가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았더니…” 성경이나 전쟁 영웅담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 모두는 인생살이에 포기하지 않고 담대하게 사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또 담대하여야 하며, 10번 실패했다고 낙심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없다. 11번째 성공하면 되는 것이다. 진정한 실패는 포기할 때에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다.

렌 마티스는 생애 처음으로 컷을 통과한 2003년 마스터즈 대회에서 우승을 거의 목전에 두었다가 연장전에서 마이크 위어에게 패하고 말았다. 그의 소망과 흐름을 끊어버린 것은 끝까지 휘두르지 못한 세컨드 샷 한방이었다. 모든 샷은 트러블 샷까지도 침착하게 백스윙 하되 오직 끝까지 피니시해야 한다. 페어웨이건, 깊은 러프이건, 벙커 샷이건….

반면에 2004년 2월 Buick대회 연장전 파5의 18홀에서 보여준 존 댈리의 써드 샷인 벙커 샷은 위에서 이야기한 렌 마티스의 샷과 아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연장전에 나갔던 크리스 라일리와 룩 도날드는 써드 샷을 버디 사정권의 거리에 붙였으나, 투 온을 노렸던 댈리의 볼은 족히 30 야드는 떨어진 벙커 속에, 그리 좋지 않은 라이에 놓였기에 당시 댈리가 이길 것으로 생각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그의 벙커 샷은 확실했다.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끝까지 휘두른 그의 담대함은 볼을 유리알 2단 그린을 타고 내려와 바로 홀 옆에 정지시켰다. 댈리 특유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대담한 플레이였다. 9년 만의 PGA 우승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그였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끝까지 휘두른 벙커 샷으로 돈과 명예를 다시 거머쥐었다.

'자전거와 스윙은 멈추면 쓰러진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하나 있다. 몇 년 전 동창생들과 어울려 솔모로 골프장에서 라운드 한 적이 있다. 동코스 Out 2번 홀은 양쪽이 워터 해저드로 페어웨이가 개미 허리 같이 좁다. 스타트 홀에서 보기를 하여 말구가 된 나는 친구 세 명이 모조리 물에 빠뜨리는 것을 보았다. 물싱글 급의 실력자들이었지만, 개미 허리 같은 좁은 페어웨이에 위축되어 스윙을 끝까지 휘두르지 못해 부실한 피니시로 아까운 볼들을 모두 수장시킨 것이었다.

모든 스윙은 두려워 말고 끝까지 휘둘러야 한다. 엉거주춤하면 골프가 당신을 우습게 보고 놀리고 조롱한다. 물에 빠지더라도 차라리 강력하게 끝까지 휘두른다면 의외로 결과는 몰라보게 좋아진다.

내가 아마추어들의 벤치마킹 모델로 서슴없이 추천하는 상급자 H그룹 M상무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 자식의 생계만을 생각하며 임전무퇴로 임합니다." 자신을 생계형 골퍼라고 농담으로 칭하는 그의 말을 들을 때 생각난 성경 말씀이 하나 있다. "내가 돌아본 후에 일어나서 귀족들과 민장(관리)들과 남은 백성에게 말하기를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극히 크시고 두려우신 주를 기억하고 너희 형제와 자녀와 아내와 집을 위하여 싸우라 하였느니라"(느 4:14)

골프에서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스윙을 조절하려고 하지 말라. 일단 뽑은 칼은 끝까지 휘둘러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Drive, Don't Steer.

<골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