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복당하는 민주, 역학관계 변화 불가피

입력 2010-02-07 21:54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을 앞두고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7일 “이제 당에서도 바윗돌은 아니더라도 조약돌 부딪치는 소리는 나게 됐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정 의원 복당이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민주당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반면 당권 경쟁 가열로 야권 통합논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최근 이종걸 문학진 의원 등 비당권파 의원들이 정세균 대표를 향해 “당권 재장악을 위해 대규모 조직을 결성했다”고 비판하자, 친노·386 중심의 당권파들이 정 의원 배후설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우려를 감안, 정 의원은 “통합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탈당에 대해 사과하는 등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이처럼 평가는 엇갈리지만, 정 의원 복당으로 당내 역학관계에는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세균·손학규’간 느슨한 연대를 구축해 왔던 주류 진영에 정 의원이 도전하는 식으로 가깝게는 당권, 멀게는 대권을 놓고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경쟁의 1라운드는 ‘6·2 지방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과 이에 따른 선거 결과가 나오면 각 계파의 이해득실에 따른 합종연횡과 당내 주도권 경쟁이 불을 뿜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수도권 ‘빅3(서울시장, 경기지사, 인천시장)’ 선거가 핵심이다. 정 의원 입장에서 영향력 복원을 위해 수도권 교두보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경기지사 등의 경선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결 양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국민참여당과 진보세력의 후보단일화로 ‘반 MB전선’을 구축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주류 진영은 정 의원 측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린다. 친노세력과 갈등 관계에 있는 정 의원이 본격 움직일 경우 야권 통합과 연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의원 측은 “통합을 위해 복당한 사람보다, 당을 따로 차린 세력을 우선시하는 것은 통합의 선후가 바뀐 것”이라고 반발한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