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싸움서 비켜나 초심 지켜야”

입력 2010-02-07 21:52

“초심을 잃지 마라.” 전직 장관 3명이 윤증현 장관 경제팀 출범 1년을 평가하면서 하나같이 주문한 얘기다.



우선 이들은 곧 다가오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싸움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 있게 움직이는 경제팀 모습을 기대했다. 기획재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요소들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국가 정책에 있어서 가장 먼저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를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정경제부 시절 장관을 지냈던 A 전 장관은 “장관은 공무원”이라는 말로 운을 뗐다. 세종시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코멘트였다. A 전 장관은 “정치 일정이 본격화될 때일수록 포퓰리즘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현 경제팀은 이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 전 장관도 “내가 아는 윤 장관은 굉장히 솔직하고 소신 있는 인물”이라면서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에 경제부처가 끌려 다니는 건 바람직한 모양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C 전 장관은 “윤 장관이 타 부처, 관계 기관 등과 정책에 관해 소통하려는 적극적 자세는 높이 평가하고 싶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밀고나가는 추진력은 아쉽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전직 장관이란 타이틀답게 현 시점에서의 경제 운용 방향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이어갔다. 한국의 경제 회복 속도 등과 관련해 국내외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표시였다. 우리나라 경제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길 당부했다. A 전 장관은 “G2(미국·중국)의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이 시점에서 정치, 경제, 외교적으로 어떤 문제가 돌출될지 아무도 모르니 어떻게 차분하게 풀어나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B 전 장관 역시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윤 장관이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란 말만 거듭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허겁지겁 정책을 쓰다간 또 다른 문제에 휩쓸리게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대한 걱정도 컸다. C 전 장관은 “일자리의 88%를 공급하고 있는 중소기업 혜택이 지난해보다 줄었다”며 “올해 일자리 추경을 다시 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