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파란불’ 고용은 ‘빨간불’

입력 2010-02-07 20:59


경제지표로 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팀의 지난 1년간 성적표는 ‘V’자 회복세 속에서 유독 고용만 제자리였다로 요약된다.



2008년 9월 예기치 않게 찾아온 금융위기로 경제성장률이 그해 4분기 전기 대비 -5.1% 아래로 떨어졌다. 윤 장관은 이같이 열악한 성적표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1년간 우려했던 마이너스 성장 대신 플러스 성적표를 안겼다. 지난해 1분기에서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1%, 2.6%, 3.2%, 0.2%로 확대됐다. 정부가 수정예산과 추가경정예산 등 두 차례의 재정 확대를 통해 당초 예정보다 40조원 가까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게 위기 극복의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공포의 도가니 속에 빠져있던 금융시장도 안정적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3월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량 빠져나가면서 장중 10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600원선을 위협받았었다. 하지만 이후 기업들의 수출 호조 등으로 코스피지수는 계속 뛰어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찾아갔다.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1567.12로 2008년 말(1124.47)에 비해 40%가량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1169.9원이었다. 2008년 57억8000만 달러 적자이던 경상수지도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42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지표는 여전히 ‘빨간불’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은 지난해 대대적인 일자리 만들기 대책에 힘입어 제자리라지만 체감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실업자는 89만명이었고, 실업률은 매월 3.2~4.0% 사이였다. 그러나 실업자와 단시간 근로자에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할 의사가 있는 인구를 포함한 ‘취업애로계층’은 지난해 182만명으로 공식 실업자의 2배가 넘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