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어치 팔면 2008년엔 64원·작년엔 69원 이익… 대기업 영업이익률 5년만에 개선
입력 2010-02-07 18:58
지난해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5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이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표시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의 12월 결산법인 중 시가총액 상위(금융사 제외) 30개사의 2009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6.9%였다. 사상 최대 호황기였던 2004년에는 1000원어치의 상품을 팔면 125원(영업이익률 12.5%)의 이익을 남겼지만, 2008년엔 63원(6.3%)까지 계속 떨어졌다가 지난해 69원으로 5년 만에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들이 2004년 이후 환율과 원자재값 상승, 글로벌 경쟁 격화에다 주요 수출품 가격 하락, 내수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도 공격적 영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인 데다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투자분석팀장은 “매출원가의 주요 항목은 재료비인데 원자재값이 금융위기 여파로 하락한 것도 영업이익 회복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이 같은 호조세가 2004년 때처럼 전 업종에서 나타난 게 아니라 정보통신(IT)과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됐고, 아직 소비나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는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08년 -33.9%에서 지난해 -1.5%로 영업이익률이 32.4% 포인트나 좋아진 하이닉스를 비롯해 기아차(4.3% 포인트)와 삼성전기(4.0% 포인트) 등 IT와 자동차 업종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