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중국 통화량 지표에 주목해야

입력 2010-02-07 21:53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발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2001년 5월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로 분류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나타났으며 유로화 사용에 따라 독일 국채 수준으로 국채 금리가 낮아졌다. 정부 국채 발행도 용이해져 그리스의 정부 부채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그리스는 재정적자 통계치를 대외홍보를 위해 조작했다. 2009년 10월 회의에서는 그리스 재무장관이 “올해(2009년) 재정적자가 예상치인 6%가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의 12%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통계 왜곡을 시인했다. 경상수지라도 회복된다면 경제회복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겠지만 유일한 흑자를 내는 서비스수지(운송, 관광)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연합(EU)이나 ECB 등이 그리스를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그리스가 자체적으로 재정적자를 2012년에 GDP 대비 3% 내로 줄이고 재정악화를 바로잡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지난 4일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에 대한 정부 부채 우려가 높아지면서 증시 급락세가 나타난 것이다.

두바이 쇼크 때는 아부다비의 지원이 비교적 발 빠르게 이어졌지만 이번 유럽 쇼크의 경우 유로존 가운데 재정적으로 충분히 지원 가능한 나라가 드물고 지원 논의 이후 실행까지도 상당 기간이 걸릴 수 있다. 증시가 곧바로 낙관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지는 못할 분위기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을 찾는다면 그리스 재정위기는 시장이 이미 아는 뉴스라는 점, 그리스 GDP 규모를 고려할 때 단기간에 EU에 큰 충격을 줄 수는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유로화 약세는 미국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 지연으로 이어져 좀 길게 보면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이번주에는 중국의 통화량과 소비자물가(CPI) 지표 발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2월 옵션만기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중국 통화량 수치는 소재섹터 등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주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로존 일부 국가의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11일로 예정된 비공식 유럽 정상회의 동향에 시장의 눈길이 모아질 전망이다. 이번주 코스피지수 하단은 1550선, 상단은 1600선을 제시한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