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선결선 박빙… 정국 살얼음

입력 2010-02-07 18:46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극심한 혼란을 빚어온 우크라이나가 7일 결선 투표를 마치고 개표에 들어갔다. 선거는 친서방 민족주의 진영의 티모셴코 후보와 친러시아파 야누코비치 후보 진영이 맞선 구도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와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 간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는 2004년 오렌지 혁명 이후 처음 실시되는 대선이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 모두 선거에 패하면 거리 시위를 벌이거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AP통신은 전망했다.

야누코비치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도 미하일 주라포프 신임 우크라이나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나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약속했다. 지역당 선거대책본부의 안나 게르만 부총재는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빵을 원하지 반역과 혁명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당은 결선투표를 앞두고 선거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개정해 논란을 불렀다.

티모셴코 후보는 1차 투표에서 25.05%의 표를 얻어 야누코비치 후보(35.32%)에 10% 포인트 이상 뒤졌지만 결선 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선언이 잇따른 결과다. 티모셴코 후보는 “야누코비치가 민주주의를 유린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며 “공정선거 확보를 위해 어떤 수단도 다 쓸 것이며 대규모 집회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은 투개표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변과 각 투표소의 경계를 철저히 할 것을 내무부에 지시했다.

1차 투표에서 야당인 지역당의 야누코비치 후보는 친러시아 정책을 통한 우크라니아 경제 성장과 발전을 약속하면서 득표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집권한 현 정권이 부패 청산과 경제 성장에서 모두 실패한 결과다. 야누코비치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티모셴코 총리를 해임하고 내각을 해산한 뒤 조기총선을 실시하는 등 정권교체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