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61㎝ 눈폭탄 美동부 강타… 새하얗게 질린 워싱턴
입력 2010-02-07 18:46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가 마비됐다.
폭설이 5∼6일(현지시간) 이틀간 동부지역에 기록적으로 내렸다. 언론들은 적설량을 인치(inch)가 아닌 피트(feet)로도 표기하고 있다. 곳곳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워싱턴 지역은 2피트(61㎝) 정도 내렸다고 기상당국은 잠정 집계했다. 북부 메릴랜드 일부 지역은 3피트 이상이 내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스노마겟돈’(스노+아마겟돈)이라고 표현할 만큼 엄청난 눈 폭탄이 워싱턴에 떨어졌다. 눈은 5일 오전부터 시속 40㎞ 이상의 강풍을 동반한 채 내리기 시작, 워싱턴DC를 포함해 버지니아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 뉴저지 등을 강타했다. 눈보라는 7일 저녁에야 겨우 멈췄다. 화요일엔 다시 눈보라가 예보된 상태다.
워싱턴 지역 최대 폭설기록은 공식적으로 1922년 1월의 28인치(71.1㎝)이며 2003년 2월 인근 볼티모어에는 26.6인치(67.6㎝)가 내렸었다. 이번 눈은 워싱턴 관측 이래 4번째 최고기록이다.
초·중·고교와 공공시설은 금요일부터 문을 닫았고, 야외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주일 예배나 미사도 대부분 열리지 못했다. 현재로선 월요일(8일)까지 대부분 시설이 문을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지역 3개 공항의 이착륙이 대부분 취소됐고, 철도와 지하철도 취소 또는 제한 운행 중이다. 정상적인 도로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일부 지역 고속도로는 봉쇄됐다. 당국의 제설 능력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에서는 눈길에 파묻힌 차를 도우려던 부자(父子)가 견인차에 치여 숨졌다. 눈 무게로 인해 전신주들이 쓰러지면서 5일 밤과 6일 오전 사이 정전돼 18만 가구에 난방이 끊기기도 했다. 경찰은 지역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삼갈 것을 권했다. 워싱턴 당국은 제설 트럭 수천대와 공무원들이 수십만t의 염화칼슘을 뿌리면서 제설 작업을 하고 있으나, 월요일까지 정상 복구될지는 미지수다. 폭설로 지난 금요일 오후 단축근무를 한 워싱턴 연방정부는 월요일도 비상근무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