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유럽 ‘재정위기’ 경보… 우리 국가살림은 괜찮나
입력 2010-02-07 20:23
유럽 국가들의 재정악화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 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나라 재정 상태는 어떤 수준일까. 정부는 일단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7일 발표한 ‘일부 유럽국가 재정위험 관련 영향과 대응방향’에서 우리나라의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 재정적자는 -2.3%, 국가채무는 35.6% 수준으로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재정적자(-6.9%), 국가채무(7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그리스의 어려움이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유럽 국가로 파급될 경우 유로존 및 국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으나, 이 경우에도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와 달리 재정상황이 건전한 수준인 만큼 서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로 인한 전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 따른 간접적인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취약한 그리스의 경우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손실액)는 지난해 9월 현재 3억8000만 달러로 전체 익스포저 534억 달러의 0.72%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3~2014년 재정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재정적자를 연차별로 축소한다는 계획이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확대 지출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저출산 고령화 등 막대한 재정투입이 요구되는 정책들로 인해 재정이 악화될 수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통합재정수지와 국가채무의 기준이 다르고 범주가 일치하지 않는 것도 재정상태에 대한 유기적인 분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통합재정수지는 일반회계, 특별회계, 정부관리기금으로 구성된다. 국가채무는 좁게는 국채, 차입금, 국고채무 부담행위에서 넓게는 정부,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각종 공기업이나 공단의 채무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통합재정의 경우 지방정부의 순채무, 외국환평형기금, 금융성기금이 제외되고 국가채무에는 공무원연금기금 등 민간이 관리하는 기금 25개가 빠져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