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보따리 보고 큰 거래 시도할 듯… 왕자루이 방북, 6자회담 조기 복귀 기대감

입력 2010-02-07 21:52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으로 북핵 6자회담 조기 재개에 대한 기대 섞인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왕 부장 방북이 북한 초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의 대(對) 북한 외교는 주로 당 대 당 차원에서 이뤄져 왔다. 왕 부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해 온 메신저로 6자회담 교착 시마다 돌파구를 열어온 인물이다. 따라서 북한이 왕 부장을 초청한 것은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내부 입장정리가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자연스럽게 왕 부장의 방북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보따리에는 후 주석의 친서와 함께 북한의 당면과제인 달러 기근을 해소할 당근이 들어 있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을 제외한 다른 6자회담 관련국들이 어느 정도 의견조율을 마친 상황에서 의장국인 중국이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셈이다.



북한이 왕 부장을 초청한 이면에는 5대 1로 포위된 6자회담 구도의 새틀짜기라는 분석도 있다. 의장국인 중국을 향한 구애공세로 의제 재설정과 제재 완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對) 중국 구애 공세의 절정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예상되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왕 부장의 방북은 김 위원장 중국 방문의 마중물 역할이라는 관측도 힘을 받는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방북 때 약속했던 대규모 경제협력을 구체화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카드다.



유엔 대북특사의 방북도 관심이 쏠린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친서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진 린 파스코 유엔 사무국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9일부터 12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



파스코 사무차장은 지난 6일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측과 모든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위 본부장과 한국과 유엔 간 여러 이슈에 대해 좋은 협의를 했다”면서 “이번 방북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그동안 거부 의사를 밝혀온 유엔 특사를 받아들인 것은, 대북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유엔 고위급 인사들을 통해서도 제재 완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