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로버트 박’ LA 도착… 건강 양호 취재진에 묵묵부답

입력 2010-02-07 18:13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28·한국명 박동훈)씨가 억류 43일 만에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갔다. 박씨는 베이징발 민간 항공기 편으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 도착해 가족과 상봉했다. 박씨는 LA국제공항(LAX)에 도착해 공항 내 별도 공간에서 부모와 형을 만났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박씨의 형 폴은 취재진에게 “동생을 안아보니 특별히 이상한 데는 없는 것 같다”면서 “체중이 좀 빠져 보이지만 건강은 양호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씨는 그러나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박씨는 일단 휴식을 취한 뒤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내고 교회활동을 해온 애리조나 투산으로 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한 박씨는 주중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안내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미국 대사관의 수전 스티븐슨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박씨를 석방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당국이 로버트 박을 석방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북한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박씨가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있다면서 그를 전격적으로 석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25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종교의 자유를 호소하겠다며 스스로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됐었다.

LA에서 태어난 박씨는 2000년 이래 교회 일에 헌신했고, 토요일이면 멕시코 국경도시 노갈레스 빈민가를 찾아가 구호와 선교활동을 해왔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