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갈길은 멀고 휴식은 짧다...운전이 괴로워”

입력 2010-02-07 17:49


[쿠키 생활] 직장인 박모씨는 연휴기간이 3일이었던 지난해 추석은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명절이었다. 박씨는 연휴 마지막 날까지 친지 어른들에게 인사하기에 바빴다. 혹사 당한 몸의 피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다음날 출근을 해야만 했다. 명절후유증을 톡톡히 치른 박씨는 역시 3일밖에 되지 않은 이번 설에는 이동 거리를 최대한 줄여 단 하루라도 쉴 요량으로 계획에 들어갔다. 하지만 생각 처럼 쉽지 않다.

곧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오래 만에 가족들을 만날 기쁨보다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연휴가 3일 밖에 되질 않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할 사람들은 충분히 쉴 시간이 부족하다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보통 명절후유증으로 척추 관절 전문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두 종류다. 너무 무리했거나 또는 잘못 쉬어서 병이 생긴 사람들이다. 반면 증상과 원인은 비슷하다. 긴장성 근육통 또는 급성 염좌 등 근육 경직이 원인이다. 척추관절 나누리병원 임재현 원장은 “장시간 운전과 오랫동안 누워있는 자세의 문제는 바로 같은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라며 “근육이 경직되면 척추와 관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급성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의 척추, 왜 괴로운가

오랫동안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응시하게 되면 어깨나 허리, 발목 근육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긴장성 근육통이 발생하기 쉽다. 평소에도 직장인들은 목과 어깨는 피로한 상태. 목이 일자형이나 앞쪽으로 나온 일자목, 거북목 환자들은 목 근육과 인대까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작은 충격에도 위험할 수 있다. 또 운전 중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허리의 부담도 증가되게 마련이다. 보통 똑바로 서 있을 때 허리가 느끼는 부담을 100으로 할 때, 의자에 반듯이 앉아 있을 때 140의 부담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있게 되면 상체의 무게를 두 다리가 분담을 하지만 의자에 앉게 되면 허리 혼자 상체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상체를 구부정하게 수그리면 척추가 휘어져 하중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부담은 최고 190까지 높아진다. 계속적인 부담으로 인해 약해진 허리 역시 작은 충격에도 약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흔한 질환이 흔히 담이 걸렸다, 허리가 삐었다고 하는 ‘급성 요추염좌’다. 급성 요추염좌는 찜질법 만으로도 가정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만약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허리는 계속적으로 약해져 급성 디스크 탈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운전 자세, 시간, 휴식 시간까지 미리 계획하라

운전석에 앉았을 때 허벅지와 윗몸의 각도를 90도로 유지하는 게 피로감을 줄이는 데 가장 좋은 자세다. 자신의 체형에 맞게 좌석 등받이를 조절해주고,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를 발로 클러치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펴질 정도가 알맞다. 또 뒷주머니 지갑 때문에 허리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출발 전에는 뒷주머니를 비워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전 중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스트레칭은 정체나 신호 대기로 잠시 정차했을 때다. 손을 깎지 낀 다음 엄지손가락으로 턱을 올려 주기, 손으로 반대쪽 어깨를 잡고 번갈아 당겨주기 등의 동작이 좋다. 운전대를 힘껏 쥐었다 놓아주는 것도 긴장 완화에 효과가 있다. 만약 극도로 피곤해서 운전하기가 힘들다면 다른 사람과 운전을 교대 하거나, 1시간에 한번씩 휴게소에 들러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졸음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면 근육의 긴장도 풀리고 두통과 혈액순환에도 좋다. 또 혼자 운전하기 보다는 동반자와 교대로 운전하는 것이 좋다. 운전 교대를 하게 된다면 그만큼 경직된 자세 시간이 줄어들고 졸음 운전도 막을 수 있다.

#연휴 끝난 뒤 허리 관리는 이렇게

건강한 명절의 관건은 역시 연휴를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연휴 내내 고생길이었다고 무작정 누워서 쉰다고 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휴식은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가 있지만, 도를 넘는 지나친 휴식 역시 오랫동안 같은 자세이기 때문에 오히려 척추의 경직만 초래할 뿐이다. 찜질을 이용하면 피로도 금방 풀리고 명절 후유증에도 좋다. 온찜질은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근육의 긴장도 풀고 신경도 안정되어 만성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인천 나누리병원 이동걸 원장은 “다만, 급성 통증이 발생했다면 온찜질을 처음부터 사용하면 혈관 확장으로 인해 통증 범위까지 넓어질 수 있으니 초기 냉찜질, 차차 온찜질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만약 2∼3일간 찜질요법으로도 통증이 가라 앉지 않으면 반드시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단순 요통일 경우는 신경치료술과 같은 주사요법을 사용해 수술 없이 빠른 시간 안에 치료할 수 있다. 혹시 거북목, 일자목 또는 만성 요통 환자들이라면 명절 전 미리 척추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