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황경애 (10) 신앙·인성교육 힘쓰며 공교육 최대한 활용
입력 2010-02-07 17:34
“어떻게 세 아이를 혼자서 키우셨습니까?” 앞으로 이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어릴 적부터 신앙교육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 한번은 존이 독감에 걸려 학교를 빠지게 됐다. 미국 학교들은 독감에 걸린 학생은 무조건 집에서 쉬게 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보내던 중 주일이 됐다. “존, 오늘까지 푹 쉬어야 월요일 학교에 갈 수 있지 않겠니?” 만류하는 엄마를 아들이 설득했다. “엄마, 아무리 아파도 교회는 꼭 갈 거예요. 학교는 빠져도 교회는 빠질 수 없거든요.”
교회에서 예배 드리면서 찬양하고 기도하고 성도들과 함께 교류하는 생활을 일찍부터 배운다면 사춘기 때 방황을 하더라도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올 확률이 그만큼 높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10대들은 범죄에 잘 노출되고 강인한 의지가 없으면 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주의 전을 사모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자 한 자, 수학 문제 하나 더 가르치기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제자들이 성경 말씀에 주의 전을 사모하는 열심이 나를 삼키리라 한 것을 기억하더라”(요 2:17).
두 번째는 인성교육이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요즘 아이들, 버릇없다”는 소리를 곧잘 듣는다. 나 역시 실제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예절 같은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나의 외할머니, 즉 증조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할머니는 나를 대신해 엄마의 빈 자리, 아빠의 빈 자리를 채워주셨다. 94세에 돌아가셨으니 우리 가족과 13년을 사셨다. 할머니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등에 업고 재우셨다. 아이들은 할머니의 그런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잠들었다.
그래서인지 세 아이 모두 따로 가르치지 않았는데 어른을 공경했다. 미국 아이들이지만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든지, 어른에게 큰절을 하고, 선생님들을 존경했다. 또 손님이 오면 문 앞까지 나와 인사하고, 문 밖까지 배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한국의 아름다운 예절교육과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예의를 잘 갖추어서 국제 무대에 나간다면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셋째, 공교육을 최대한 활용하라. 하버드대 학부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막내딸 기숙사에 갔다. 딸의 룸메이트 모두 미국 최고의 사립고교 출신이었다. 이들 부모는 조이가 공립고교 출신에다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고 하니 서로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였다. 조이는 목표를 세워놓고 학교 공부에 충실하는 스타일이었다.
요즘 미국도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뜨거워 입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도 자녀를 외고나 과학고에 입학시키려고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공립학교에서도 대입에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가르쳐준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교육만 맹신하는 학부모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교육비를 마음껏 쓸 수 있다면 혹시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비싼 사교육비에 투자하기보다 공교육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어떤 환경이든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결과는 행복한 웃음뿐이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