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망교회 협동목사 채진권 목사의 찬양
입력 2010-02-07 11:31
유행가처럼 일회성 아닌 가슴에 남는 노래 부를 것
많은 복음 성가가 있지만 어떤 찬양에는 깊은 신앙적 고뇌와 영적 울림이 있고 어떤 노래는 흘러가는 유행가처럼 빛도 못 보고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똑같이 예수를 말하지만 그 안에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흔치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산 소망교회 협동목사로 사역하고 있는 채진권(41·사진) 목사의 찬양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그의 찬양은 목회자가 왜 십자가의 멍에를 지고 이 시대의 이사야처럼, 느헤미야처럼, 요한처럼 살아가야 하는지 호소력 있게 말해준다.
“전도사였던 홀어머니 밑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내면서 ‘오직 예수’로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몸소 체득했습니다. 늘 찬양을 즐겨하시던 어머니는 부엌에서 가스 압력밥솥의 뜸 들이는 소리에 템포를 맞춰 찬양을 부르시곤 했죠. 고등학교 시절엔 학생회장과 찬양인도자로 활동했고요. 대신대 재학시절 찬양리더로 활동했는데 2003년 제8회 한국복음성가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정식으로 복음성가 가수가 되어 병원과 교도소, 양로원, 군부대, 작은 교회 등을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도 제 고백을 듣고 감동을 받으시는 분들을 보면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가 큽니다.”
그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성악가 못지않은 음색으로 목회자의 소명을 노래한다. 2집엔 ‘내 삶을 주께 드리며’나 ‘눈이 오면’ 등 한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눈길도 마다않고 달려가는 사명자의 심정이 구구절절하게 들어있다.
“눈이 오면 안 되는데/ 산 너머 작은 마을에 가야하는데/ 눈이 오면 안 되는데/ 날 기다리는 사람들 있는데….”(‘눈이 오면’ 중) 이 노래는 강원도 산골 마을이 폭설로 길이 끊기자 예배를 기다리고 있는 성도들을 생각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한 무명 전도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목회자는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눈길을 헤쳐 교회에 도달한다. 성도들이 “목사님, 어떻게 오셨드래요?”라고 하자 목사는 “그야, 여러분이 보고 싶어 이렇게 달려 왔죠”하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이 노래는 ‘주님은 너를 사랑해’로 잘 알려진 조환곤 목사의 곡이다.
이런 감정이 느껴진 것일까. 2004년 내놓은 1집 ‘주님은 나의 능력이시니’를 듣고 감동을 받은 한 독지가가 1000만원의 후원금을 몰래 전달하기도 했다.
“편안한 생활과 평안한 삶은 전혀 다릅니다. 주님께서 편안하게 살게 해주셨다고 해서 그것을 하늘의 평안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입니다. 하늘의 평안을 위해선 때론 편안한 삶을 버려야 합니다.” 채 목사는 조만간 3집 ‘지저스(Jesus)’를 내놓을 예정이다.
찬양을 들으면서 어느 독실한 장로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가짜가 있어야 진짜가 돋보이게 마련입니다.”
채진권 목사의 찬양듣기
부산=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