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스페인·아일랜드·英·라트비아 ‘高위험국’…EU 재정 평가

입력 2010-02-06 01:34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영국 라트비아 등 5개국의 재정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들 5개국의 지난해 재정적자 비율이 12% 안팎을 기록해 ‘고위험국가’로 분류됐다고 5일 밝혔다. EU 회원국들은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국가는 그리스였다. 그리스는 GDP 대비 12.5%의 재정적자와 함께 정부부채 비율도 무려 112.6%로 EU 안정성장협약 규정(60% 이내)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의 재정적자 비율도 12.5%였지만 정부부채는 65.8%로 관리 기준을 조금 웃돌았다. 스페인의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비율은 각각 11.2%, 54.3%였고, 영국은 각각 12.1%, 68.6%로 집계됐다.

재정적자 비율이 7~11%인 ‘중간위험국가’로는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헝가리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등 7개국이 순위에 들었다. 이 가운데 포르투갈은 2011년까지 재정 악화가 지속될 우려가 있는 국가로 지목됐다. 벨기에(97.2%)와 이탈리아(114.6%)는 정부부채 비율이 높았고,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각각 8.3%, 8%의 재정적자 비율을 기록했다.

이들 회원국의 재정 악화 원인은 금융위기로 인한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사회보험 지출 때문이다. 27개 EU 회원국의 재정적자 비율은 2007년 0.8%에서 2009년 6.9%로 급등했다. 정부부채 비율도 같은 기간 58.7%에서 73%로 높아졌다.

이른바 ‘PIGS 국가’로 불리는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외에 라트비아 등 고위험국가 내지 중간위험국가도 포진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도 증폭될 전망이다.

정동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