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만 회장 등 상임이사 대거 물갈이… 포스코 ‘정준양號’ 본격 출범
입력 2010-02-05 23:24
포스코가 ‘정준양 체제’를 확고히 했다. 정 회장 취임 2년차를 맞아 상임이사들이 대거 교체됐다. 표면적 이유는 임기 만료다. 하지만 정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적쇄신 성격이 짙다.
포스코는 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상임이사 6명 중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4명을 전원 교체키로 했다. 퇴진하는 상임이사는 윤석만 포스코건설 회장, 이동희 포스코 재무투자부문장(사장), 정길수 스테인리스부문장(부사장), 허남석 생산기술부문장(부사장) 등이다. 정 회장과 지난해 선임된 최종태 경영지원부문장을 제외하고 전원 물갈이되는 것이다. ‘정준양 체제의 완성’인 셈이다.
대신 박한용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 오창관 포스코 부사장(마케팅부문장), 김진일 포스코 부사장(포항제철소장) 등 3명을 신임 상임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들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2월 새로 출범한 정 회장 체제 안착을 위해 3년 임기를 보장한 대신 신규 임명된 상임이사 임기는 1년으로 제한했다.
사외이사 중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제프리 존스 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물러났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상임이사는 6명에서 5명으로, 사외이사는 9명에서 8명으로 1명씩 줄었다.
이번 상임이사 교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윤 회장과 함께 퇴진한 이 사장 등 3명은 정 회장보다 입사가 빠르거나 먼저 임원에 선임된 경우가 있어 정 회장의 의사결정에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사장과 정 부사장은 1949년생, 허 부사장은 50년생으로 48년생인 정 회장과 나이도 비슷하다. 반면 새 상임이사 후보가 된 박 사장은 51년, 오 부사장은 52년, 김 부사장은 53년생이다.
정 회장은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스피드 경영 체제를 갖췄다. 경영진 연령이 젊어진 만큼 지난 1년간 사실상 과도체제를 이끌던 정 회장이 이제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사진 교체로 정 회장 체제가 더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 회장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 체제의 완성으로 포스코는 올해 대규모 투자와 인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부문 확대 등 공격경영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또 인수·합병(M&A)을 통한 새로운 영역 진출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한 ‘포스코 3.0 시대’를 선언한 바 있다.
포스코는 또한 이달 주총을 전후로 팀제로 운영되는 조직을 그룹 형태로 묶는 대대적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사회 축소를 통해 의사결정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