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 ‘강한 유럽 건설’ 손잡아… 에너지 안보 등 10년간 협력 청사진 마련

입력 2010-02-05 18:24

프랑스와 독일이 향후 10년간의 협력 청사진을 마련했다. 핵심은 강한 유럽 건설을 위한 양국 공조 강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4일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제12차 정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담은 80개 항목의 ‘프랑코-게르만 어젠다 2020’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우선 헤지펀드와 국제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더욱 엄격한 규제 등을 포함해 중장기 경제·금융정책을 공동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에너지 안보, 지구온난화, 이민자 대책, 우주개발, 전기차 개발 등 다양한 역내 현안 및 향후 추진과제를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공동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통해 “20세기의 경제 시스템이 21세기의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두 나라가 공동 리더십을 구축해 자본주의체제의 규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양국 정부는 다음주에 열리는 특별 EU 정상회의에서 경제성장 전략에 관한 공동의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굳건한 공조를 과시했다.

양국 정상이 한목소리로 강력한 유럽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EU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G2 중심으로 재편돼가는 국제 환경과 무관치 않다. 더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월로 예정됐던 EU와 미국 간 정상회의에 불참키로 한 점도 양국 정상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힘을 보여줄 때라는 것이다.

그러나 두 정상은 겉으로는 “올해 정상회담이 너무 많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이 예정된 11월에 열려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