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환경 같은 신앙] 국가조찬기도회 오바마 대통령… “좌절감 들 때 기도로 침착함 유지”

입력 2010-02-05 18:25

“믿음, 은총, 기도는 우리에게 생명의 양식을 가져다주는 것들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고백했다. 기도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연례 국가조찬기도회 연설을 통해서다. 그는 조찬기도회에서 “나는 아주 많이 축복받은 사람”이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게 된 데 대해 대통령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영광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공적 자리에서 정중함을 지키고,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도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도는 우리 마음을 겸손으로 채우고, 서로를 대하는 데 형제애를 갖게 해 준다”며 “기도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또 “물론 기쁨과 평화, 번영이 이뤄지고 있는 시기에도 기도는 필요하다”면서 “특히 자기만족과 자만을 경계해야 할 때에도 기도가 더욱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들 대부분은 하나님이 우리를 찾을 때는 그렇지 않다가 하나님의 은총이 멀어졌을 때에야 하나님을 간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인간의 나약함과 이중성을 꼬집기도 했다.

최근 대지진을 당한 아이티를 예로 들며 “그곳에서 하나님의 자비와 은총이 멀리 가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비극의 한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자비가 임재하고 계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것은 지진 현장에서의 기도와 찬송 소리, 부서진 교회 옆에서의 노상 예배,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성경책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이견이 있으면 토론하되, 서로 미워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정치의 분열도 기도를 통해 극복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정기적으로 나갈 교회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 직을 수행하면서 좌절감이 들 때 나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게 하고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것은 신앙”이라고 고백했다.

조찬기도회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장관,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상·하원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대한한국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인 박성철 신원 회장과 장헌일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