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재무장관회담, 이칼루이트서 열린 이유… 加, 러시아와 영토분쟁서 주권 내세우기
입력 2010-02-05 18:24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담이 5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캐나다 누나부투 준주(州)의 주도 이칼루이트에서 열리고 있다.
회담에서는 아직은 불안한 지구촌 경제 회복세의 견고화 방안,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권의 과도한 위험투자에 대한 규제 방안, 지구온난화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된다고 AF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갈수록 개도국을 포함하는 G20에 밀리는 ‘엘리트 클럽’으로서의 G7의 이미지 쇄신도 주요 목적이다.
이번 회담이 국제사회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개최지 때문이다. 북극해에 위치한 동토(凍土) 누타부투 준주는 1999년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분리된 젊은 주로, 면적은 캐나다 최대지만 인구는 가장 적은 3만5000명에 불과하다. 이 중 배핀 섬에 위치한 주도 이칼루이트는 인구가 고작 7000명뿐이다. 거리에는 신호등이 없고 십여년 전만 해도 거리명도 없었다.
2월 평균 온도는 영하 32도이며 눈보라가 1주일 이상 몰아치기도 한다. 개최일은 청명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개최지를 오타와로 옮기는 비상 계획도 마련해 둔 상태다.
글로벌 이벤트 개최지로 부적합하기 짝이 없는 이곳에서 캐나다가 G7회담을 여는 이유는 뭘까. 이는 러시아 등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해 주권을 대내외에 재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곳이 분쟁지로 떠오른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빙하가 녹아 새로운 수로가 생겼고, 그러면서 과거에는 개발 불능이었던 천연 광물과 석유 자원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영토 다툼이 발생한 것이다.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AP통신에 “누나부투(원주민인 이누이트족 언어로 ‘우리 땅’이라는 뜻)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면서 “이곳은 캐나다 정부에 주권이 있는 북극 땅”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석유매장량의 5분의 1이 묻혀있는 이 지역 주권에 대한 외교적 메시지인 셈이다.
러시아는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가 회원국인 G7회의에 그동안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청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캐나다로부터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