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 오늘 방북” 北, 6자복귀 수순?
입력 2010-02-05 23:11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6일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5일 “왕 부장이 내일 평양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일단은 매년 연초에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간의 정례적 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왕 부장이 북핵 6자회담의 진전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왕 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해 의미 있는 발언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관급인 왕 부장은 중국 외교의 핵심 인물로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최고위층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왕 부장은 2004년 1월, 2005년 2월, 2008년 1월, 2009년 1월 평양을 방문했고 매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 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에도 왕 부장은 방북 시 김 위원장을 만나 6자회담 복귀를 희망하는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과 중국이 왕 부장 방북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왕 부장 방북-김 위원장 방중-북한의 입장 변화 및 6자회담 복귀다. 왕 부장 방북이 김 위원장 방중의 사전 정지작업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당초 지난달 하순 베이징을 방문하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사전에 일정이 공개되면서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북·중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사안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지난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방북 때 약속했던 대규모 경제협력을 구체화할 수 있다. 또 북·중 관계 개선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다. 아울러 국내외에 김 위원장의 건강을 과시할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이끌어 외교력을 과시할 수 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