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언어 기원 연구에 큰 차질… 가장 오래된 언어 인도 ‘보어’ 구사 주민 숨져

입력 2010-02-05 18:13

인도 안다만 제도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언어 가운데 하나인 보어(語)를 구사할 수 있는 마지막 주민이 숨졌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안다만 제도는 ‘인류학자들의 꿈’으로 불리는 곳으로 세계에서 언어학적으로 가장 다양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안다만 주민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은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부는 역사가 7만년이나 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사이트 ‘그레이트 안다만의 소멸되고 있는 목소리(Voga)’를 운영하고 있는 애비타 애비 교수는 올해 85세 정도인 보아 스르(사진)가 사망했으며 이는 보어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비 교수는 이로써 인도는 둘도 없는 유산을 잃었다고 말했다.

애비 교수는 “보아 스르는 부모가 사망한 이후 지난 30∼40년간 마지막 보어 구사자였다”고 밝히고 “그는 자주 외로워했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힌두어의 안다만 사투리를 배워야 했다”고 말했다. 애비 교수는 “그러나 전 생애를 통해 그는 유머 감각이 넘쳤으며 그의 미소와 호탕한 웃음은 전염되곤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아 스르의 죽음은 고대 언어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는 학자들로서는 ‘직소 퍼즐의 중요한 조각’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애비 교수는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신석기 시대 이전으로까지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언어들을 대표하는 마지막 언어일 수 있다”며 “안다만 주민들은 우리의 가장 초기 조상들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소수종족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I)의 스티븐 코리 국장은 “보어의 소멸은 인간 사회의 유일한 한 부분이 이제 추억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개월 사이에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 두 종류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