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럽發 금융경보에 대처 잘하라
입력 2010-02-05 17:52
세계 금융시장에 유럽 발(發) 경계경보가 울렸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난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은 물론 미국,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주가와 상품가격이 급락했다.
현지시간으로 4일 뉴욕증권거래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1%, S&P500지수는 3.11% 각각 급락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주가지수도 2∼3%씩 하락했다. 유로화는 폭락했고 금 구리 등 각종 상품 및 원자재가격도 급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무리한 재정투입이 부메랑이 된 격이다. 과중한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려는 긴축정책에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는 재정난에 처해 있는 국가들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파열음으로 볼 수 있다.
불똥은 한국 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어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49.3포인트(-3.05%)가 떨어진 1567.1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에 원화에 대한 ‘팔자’가 가세하면서 일시에 19원 상승한 1169.9원으로 급등했다.
유럽의 움직임이 곧바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모습이다.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지난해 0.2%라는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한 치도 방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번 유럽 발 변동성이 우리 경제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 금융시장과 기업 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게 그 이유다. 외화유동성 측면에서도 2700억 달러를 웃도는 외환보유액은 힘이 된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금 확인된 사실은 우리 경제가 대외 변동성에 지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낙관은 금물이다. 만에 하나 유럽 몇몇 국가들이 국가파산으로 이어지거나 사태수습이 장기화된다면 그 여파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여기에 급등하고 있는 환율이 언제 다시 급락할지 알 수 없다. 정부당국은 물론 금융권과 개별 기업에 이르기까지 대외 변동성을 예의 주시하면서 각자 나름의 대응력 모색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