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익 줄었는데… 배당·성과급 등 ‘펑펑’

입력 2010-02-04 21:13

2009년 7000억↓… 4분기엔 반토막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추진 등의 여파로 순이익 규모가 전분기 대비 48.3%나 줄었다.



그러나 은행들은 올해 주주배당과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 등 때 이른 샴페인을 터뜨릴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00억원, 8.6%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순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9000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487억원에 그쳤다.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 규모가 감소한 것은 시중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이 1.98%로 전년 대비 0.33% 포인트 축소한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이자 부문 이익은 3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3000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향후 대출채권이 부실화될 것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담금 적립액은 1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늘어나는 등 은행의 영업 환경은 크게 악화됐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금호그룹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과 일부 건설사의 부도설 등 위기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지만 은행들은 속속 배당을 재개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최근 주당 510원을 배당하기로 한 데 이어 부산은행은 이날 주당 160원씩 모두 298억원을 배당키로 했다. 지난해 배당을 중단했던 신한금융지주는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400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KB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배당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주들의 배당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주요 주주들과 배당액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적이 줄어든 만큼 배당 규모는 예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송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