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DNI “테러 가담땐 미국인도 사살”… 블레어 국장 하원서 밝혀
입력 2010-02-04 21:16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 국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인이라도 테러에 연루돼 있으면 사살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레어 국장은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며, 미국인이 테러에 연관돼 있다면 사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을 사살할 경우 특별허가를 받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 특별허가가 어디로부터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블레어 국장은 미국인 사살은 해당자가 미국을 공격하려는 단체와 관련돼 있는지, 다른 미국인에게 위협이 되는지 등을 고려해 결정하며 이 결정은 특별히 신중하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민감한 사항이 공개 석상에서 언급된 것은 처음이며, 하원 정보위에서 갑작스런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그는 이례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미국인들이 우리를 보고 무분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며 “결코 부주의하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보국(CIA)과 미군 합동특수전사령부(JSOC)가 작성한 체포 또는 사살 대상자 명단에는 최소한 미국인 3명이 포함돼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조지 W 부시 정권 때처럼 미국인이 테러 행위에 연루돼 있으면 사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4일 미국인 안와르 알 아우라키가 알카에다와 회합을 갖고 있다고 추정되는 건물에 대한 공격이 승인됐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