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술 빼낸 AMK, 내부기술도 유출
입력 2010-02-04 18:22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빼내 경쟁 업체에 넘긴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AM의 한국법인 AMK가 지난해 자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한찬식)는 AMK 전 직원 3∼4명이 반도체 장비 설계도 등 내부 기술 자료를 빼돌려 다른 동종 업체를 만든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AMK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진정을 접수하고 내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AMK에서 장비 개발 업무를 담당하다 2008년쯤 화학증착장비(CVD) 등 반도체 제조 장비 설계도면과 핵심 부품 제작도 등이 담긴 파일 수십 건을 이동식 저장장치 등에 담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직후 퇴사해 빼낸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반도체 장비 업체를 세웠다. 이들은 삼성전자 등 여러 반도체 회사에 장비 납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AM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로 삼성전자에 거의 독점적으로 장비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MK의 전 직원들이 AM의 경쟁 업체를 세워 저가로 장비를 납품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 직원이 기술을 유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유출 당시 보안이 허술했다는 정황이 있으면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법원 판례를 고려, AMK 기술보안 시스템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은 3일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과 영업 기밀을 빼낸 혐의로 AM 부사장 곽모(47)씨와 AMK 팀장 김모(41)씨를 구속 기소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