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삼성 냉장고 기술 유출… 中 기업에 넘기려다 덜미

입력 2010-02-04 18:31

냉장고 설계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던 삼성전자 협력업체 대표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재구)는 4일 삼성전자의 양문형 냉장고 설계도면 등 신제품 핵심 기술을 중국 대형 가전업체로 유출하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삼성전자 협력업체 대표 A씨(41)를 구속 기소했다.

또 삼성전자 과장 B씨(39)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전 삼성전자 부장 C씨(49)를 지명수배했다.

삼성전자 직원 출신인 A씨는 중국 가전업체 고문이던 2008년과 2009년 C씨와 B씨를 꾀어 양문형 냉장고와 관련된 컴퓨터 파일 등을 전달받았다. B씨와 C씨는 3258억원의 개발비가 투자된 냉장고 핵심 기술이 담긴 파일을 외부로 유출했다.

B씨는 고교 선배인 A씨의 끈질긴 부탁에 못 이겨 범행을 저질렀으며 C씨는 A씨로부터 500만원 상당의 대가성 금품을 받고, 중국 회사와는 기술자문 계약금의 10%를 받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의 경우 빼돌린 파일을 이용해 중국 회사와 1년에 24억원을 받는 기술자문 계약을 체결, 현재까지 2억4000만원을 받아 챙겼다고 덧붙였다.

A씨는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중국 회사에 기술을 전수해주려다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핵심 기술이 중국에 유출됐을 경우 연구개발비 3258억원 상당과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